연리지의 노래

바람의 말...

은피리 2015. 9. 14. 12:10

 

 

 

 

만행 (漫行)

                                         유기택

 

가을이어서 좋았다

꼭지 무른 가을 이어서 좋았다.

제 길 홀연히 떠나는 것들 다

그럴 만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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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특유의 빤짝거림이 가득해서 눈부시다.

사 계절중 가장 눈매가 깊어지는 계절...

그래서 생각도 많아지는 계절이다...

 

가만히 ...가을 속에 서 보면

나무 끝, 하늘 언저리, 강기슭을 지나는 바람이

내 마음을 스치며 말을 걸어온다...

 

별거 아니야...

살아간다는건...

그냥.. 주어진 시간과  그 때 그 때 간절하게 마주보며 살아가는거지...?

파릇한 새순이 돋아나 그리 아름답게 설레는 계절이

짙푸르게 신록을 쏟아내다가

이제... 온통 자신의 아름다움을 절정으로 끌어내어 온 세상에

아름다움을 가득 흩뿌려대대잖아...

참 아름답고 예쁘지?

 

그러다가 미련없이 스러지는거지...

주검마저도 아름답게 굴러다니는 건...

제 소용을 다 한 때문일거야...

그러니..너무 애쓰지마...

사람도 자연이잖아...?

시간은 그렇게 흘러 가는거야...

마지막 한 잎 다 털어 낸 나무에 가득 달리던 하늘...보았지?

 

손바닥 툭 털어내듯...

모든 생각을 털어내고... 마주보는 시간... 기꺼이 잘 살아내는거야...

 

내게 주어진 소용은 무엇일까....? 

아낌없이 다 소진하고 떠나야

내 주검도 아름다울텐데...

 

이 가을을 지나는 빤짝이는 바람결이 내게 들려주는 이야기...

내일은 또..어떤 이야기를 들려 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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