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를 듣습니다.
물 소리를 듣습니다.
새 소리를 듣습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내 귀에 와 닿는 소리들....
언덕 위에 무리져 서 있는 은사시나무의 잎사귀를 뛰어 다니며
잎새에 묻은 햇살을
잘게 잘게 털어내던 바람이란 넘...
옥수수 밭을 지나면서는...
그 무게에 겨워 서걱 서걱 거리며
잎사귀를 슬쩍 슬쩍 들고 그 아래로 요리 조리 잘도 빠져 나갑니다.
온통 초록 뿐인
논에 무리져 서 있는 벼들을 밟아대며
마구내달려
얼마나 출렁 거리는 풀 물결을 만들어 주는지....
생각에 지칠 때쯤
마당을 내려 섭니다.
가만히 서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면...
바람이......
요리 조리 날아 다니는 모습이
내 생각을 훅~ 불어 버립니다.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봐...
네 마음을 가만히 만져주고...
네 마음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그리고...
세워봐...
바람은...말이야
지 멋대로 다니는 게 아니고
거기 있는 것들의 모양을 그대로 쓰다듬으며...
그 본연의 모습이 미처 알지 못하는
그 속살들을 슬쩍 슬쩍 건들면서 다닐 뿐이야...
보렴!
은사시나무도, 옥수수 잎사귀들도, 논의 벼들도
바람이 지나친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잖아....
단지...
바람이 흔드는 대로 흔들리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자기만의 노래를 부를 뿐이야...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가 들립니다.
내 마음에 대고
소근 소근 이야기 하는 그 낮은 노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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